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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Vladimir Vysotsky l Minorblue Edition
 
1. Chuzghaja Koleja
2. Parus
3. O Sentimental'nom Boks'ore
4. Gorizont
5. Ohota Na Volkov
6. Chastushki
 
_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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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비소츠키는 60, 70년대 구소련 체제 하에서 활동한 반체제 시인이자 가수입니다. 1938년 모스크바에서 출생해 198072442살이 되던 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공식적인 그의 직함은 Moscow Theatre of Drama 소속의 배우로 햄릿, 돈 주앙 등의 작품을 올렸으며 그 외 26편의 영화를 찍기도 했습니다. 비소츠키는 위선적인 구소련 정부 관료들을 향한 정치적 비판이나 혹독한 수용소 생활의 비애 등을 노래했으며 또한, 경직된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민중들의 고단한 삶에 관한 많은 곡들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생존시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단 한 장의 공식 앨범도 발표하지 못했습니다만 그의 노래가 담긴 불법 복제 테이프들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대학가, 공장, 클럽 등지로 퍼져나가 계급을 초월하여 당대 러시아인의 삶 속 깊이 파고 들었습니다. 그 결과 80년대 그의 사후 고르바초프 정권은 국민들의 추모 열기에 못이겨 비소츠키 거리를 지정하고 그를 기념하는 동상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비소츠키 만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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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영미권 사이트의 리뷰에서는 흔히 블라디미르 비소츠키를 가리켜 러시아의 밥 딜런이니 어쩌고 합니다만 제발 그딴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하십시오. 비소츠키는 비소츠키일 뿐입니다. 보면 볼수록 아무 생각 없이 사는 통조림 같은 애들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군요. 아, 모든 걸 빅맥적 관점에서 볼려구 하잖아요. 괜히 또 열 받네. 이거 정치적인 발언입니까. 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롯데리아 버거도 먹을 만하다는 그런. 으음. 하여튼 비소츠키 만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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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권 인명이 대개 그렇듯이 비소츠키 역시 Vissotzski, Vissotski 등으로 각기 다르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마이너블루에서는 비소츠키 공식 홈페이지의 영문 표기를 따라 Vysotsky로 표기합니다. 표지 사진은 2000년 프랑스에서 발매된 Le Vol Arrete입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까뮈 컨셉입니다. 수록곡은 Le Vol ArreteLe Monument 두 장의 앨범에서 선곡했습니다. 비소츠키 만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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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츠키의 러시아어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살벌합니다. 근육질의 키릴어들이 기를 죽이는 건 기본이고 네스케이프 4.0 같은 경우는 아예 밀집 대형의 하이브리드 한자로 스크럼을 짜버립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잘 찾아보시면 상단 메뉴에 영어와 불어, 네델란드어 링크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세 또 안 하느냐구요. 이거 왜 이러십니까. 만세는 삼창이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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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괜찮게 나왔구나. 그래도 한때는 화류계에서 귀하시던 몸이었다. 교주가 내 체면 생각해서 말은 안했지만 사실 심장마비의 원인은 알콜중독이었다. 빌어먹을. 안그래도 추워서 보드카를 끼고 살아야 하는 판에 쓰레기 같은 놈들까지 설쳐대니 내 참 더러워서. 걔네들 지금은 마피아 한다면서. 잔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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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이제 술은 그만 드세요. 너도 한잔 해라. 없는 살림에 마누라 눈치 봐가며 서버비 댄다고 맨날 싸우는 거 잘 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달링 같은 애들은 그런 거 몰라. 한 대에 몇 억씩한다는 아마띤가 스트라디바린가 하는 그런 거. 난 무식해서 잘 모르겠다만 그런 걸로 하는 예술이란 과연 누굴 위한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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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지면 마이너블루도 본질적으로는 쁘띠 비지의 위선에 봉사하는 기회주의적 반동 밖에는 안됩니다. 저도 가끔씩은 그게 마음에 걸려요. 이것도 결국은 고급한 사기가 아닌가 하는. 그런 뜻은 아니었다. 그냥 그런 기분이 든다는 거다. 아무도 체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거다. 반체제도 체제의 일부야. 그래도 덕분에 형님 음악도 올리고 사람들이 형님을 만나볼 수 있어 좋잖아요. 마블에도 형님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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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 더 가져올까요. 얼마 전엔 유빤끼 큰형님도 오셔서 적적하진 않다. 하라는 지금도 밤이면 악몽을 꾸고 있고.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힘들다. 요즘은 그쪽도 어려워요. 어제는 테레비에서폭동이 일어나 사람들이 수퍼마켓의 철제 셔터를 부수고 빵을 훔쳐 달아나는 것도 봤어요. 얘야. 네. 그 얘긴 이제 그만두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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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올 때는 괜히 없는 돈 털어 보드카 사올 필요 없다. 여기선 비싸지 않느냐. 그냥 소주면 된다. 그럴게요. 그래도 형님 보드카 좋아하시잖아요. 괜찮다. 고맙다. 네가 사오는 술이면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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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형님. 그리고 저 어쩌면 취직할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자책하진 마라. 정신만 살아있다면 어딜 가도 괜찮다. 정 안되면 시골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지 않니. 자본주의가 너무 싫어요. 그게 사람들을 모두 이상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조금 외롭다는 생각도 들고. 저도 요즘은 가끔씩 혼자 술을 마셔요. 가난하게 사는 게 두렵니.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럼 됐다. 이제 그만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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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라ㅡ. 내 영혼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을테니. 020214 I 0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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